전 세계 5대륙 170개 도시, 730회 이상 공연.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션윈(Shen Yun)예술단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2026 시즌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뉴욕 링컨센터와 워싱턴 케네디센터 등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무대가 한국을 찾는다. 이번 내한 공연은 설 연휴 부산과 대구에서 열린다. 서구 주류 사회가 주목하고 한국 관객이 화답한 흥행 배경을 살폈다.
서구는 ‘가치’를 보았고, 한국은 ‘신뢰’를 지켰다
이번 시즌은 션윈 창단 20주년이다. 8개 예술단이 5개월간 전 세계를 순회한다. 투어의 서막은 유럽에서 올랐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와 암네빌 등에서 열린 개막 공연은 조기 매진되며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미국과 유럽 정계는 션윈을 단순한 공연을 넘어 ‘전통의 복원’이자 ‘보편 가치의 승리’로 주목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달 공식 서한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 신화가 담긴 5000년 전통을 예술로 되살린 무대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상원의원 줄리오 테르치는 같은 달 축하 서한에서 “션윈은 세계적 수준의 예술 공연일 뿐 아니라 수천 년 이어져 온 전통을 증언하는 시민적 메시지”라고 말했다.
한국 관객의 안목 또한 세계적 흐름과 깊이 공명했다. 지난해 ‘2025 션윈 내한공연’은 과천과 대구에서 티켓 오픈 직후 매진을 기록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당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 측이 중국 유학생 반발을 이유로 일방적인 대관 취소를 통보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법치는 굳건했다. 법원이 주관사의 ‘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공연은 예정대로 막을 올릴 수 있었다.
당시 공연을 본 민경욱 전 국회의원은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공연”이라고 말했고,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은 “5000년 문화의 정수이자 신(神)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외압을 넘은 국내 ‘매진’ 행렬은 한국 사회의 성숙한 법치와 문화적 열망을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3D 기술로 구현한 ‘시공간 초월’ 그리고 ‘동서양의 결합’
이러한 흥행의 동력은 결국 ‘콘텐츠’다. 핵심은 2016년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한 ‘3D 디지털 백스크린’ 기술이다. 무용수가 화면 속으로 뛰어들면 스크린 속 인물이 돼 하늘로 날아오르고, 화면 속 인물이 무대 위로 내려와 실물 무용수로 변한다. 무대와 배경의 경계를 허문 연출은 관객에게 새로운 시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 ‘아바타’ 미술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냈다.
션윈만의 독창적인 예술 양식도 돋보인다. 서양 관현악을 바탕으로 얼후(二胡), 비파(琵琶) 등 동양 악기가 선율을 이끄는 라이브 오케스트라와 고난도 공중회전이 포함된 ‘중국 고전무용’의 정수는 관객을 압도한다. ‘션윈(神韻)’이 ‘천상의 존재가 추는 춤의 아름다움’을 뜻하듯, 무용수들은 ‘진선인(眞·善·忍, 진실·선량·인내)’을 바탕으로 내면의 정서와 신체적 기량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콘텐츠는 고대 신화부터 ‘삼국지연의’, ‘서유기’ 등 고전 소설, 현대 중국의 인권 문제를 다룬 무용극까지 20여 개 프로그램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됐다. 잃어버린 도덕 가치를 예술로 복원하는 여정이다.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가족과 함께하는 ‘문화 여행’
올해 내한 공연은 설 연휴에 맞춰 기획됐다. 부산과 대구, 경상권 대표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부산은 지역 최고의 시설을 갖춘 드림씨어터(2월 14~15일)에서, 대구는 17년째 인연을 맺어온 수성아트피아(2월 18~20일)에서 막을 올린다.
교육적 가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미국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션윈을 “학생들에게 가장 유익한 공연(Best Brain Food)”으로 선정했다. 자극적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가족이 함께 인의예지(仁義禮智)와 권선징악 등 전통 가치를 예술로 체험할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