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높이가 맞지 않아 자주 목과 어깨가 뻐근한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베개를 아예 베지 않으면 건강한 목뼈 형태인 C자형 곡선이 변형돼 거북목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이상적인 베개높이는 몇 cm 정도일까?
높은 베개, 뇌졸중 요인 척추동맥박리 일으켜
일본 국립 뇌-심혈관 센터 토모타카 다나카 박사팀은 12cm 이상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올해 1월 ‘유럽 뇌졸중 저널’에 게재했다.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차단될 때 흔히 발생한다.
높은 베개는 목이 구부러지는 방식에 영향을 줘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목동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다가 뒤척일 때 혈관이 눌리는 등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자칫 목 혈관이 찢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자발적 척추동맥박리증’이라 하며, 뇌졸중의 약 10%를 차지한다.
척추동맥은 목뼈를 따라 뇌 뒤쪽으로 향하는 주요 혈관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자발적 척추동맥박리증 환자 중 약 34%가 12cm 이상 높은 베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2cm보다 낮은 베개를 사용한 환자는 15%에 그쳤다.
일부 사람은 메밀을 넣은 베개 위에 수건을 얹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베개가 너무 푹신해도 목이 심하게 구부러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푹신한 베개도 피하는 게 좋다.
베개 안 베고 자면 거북목 악화
그렇다고 베개를 아예 안 베고 자면 거북목이 생기기 쉽다. 자는 동안 경추(목뼈)가 정상적인 C자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거북목은 경추가 일자나 역 C자 형태로 변형되면서 발생한다. 모니터나 휴대전화를 볼 때 고개를 과도하게 앞으로 빼는 습관이 거북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상적인 베개높이는 6~9cm
이상적인 베개 높이는 6~8cm가 좋다. 단 옆으로 누워서 자는 습관이 있다면 어깨에 압박이 가지 않는 선에서 살짝 높은 베개를 베는 게 좋다. 연구팀은 9cm 정도가 이상적인 베개 높이라고 밝혔다. 너무 딱딱하거나 푹신한 베개는 권장하지 않는다. 베개 경도는 침대 매트리스와 비슷한 정도가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