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7월 24, 2024
연재한치이야기 18 - 예지몽

한치이야기 18 – 예지몽

미래에 생길 일을 미리 꿈에서 알게 되는 것을 예지몽이라고 합니다. 노스트라다무스를 위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 능력자’들이 많습니다. 그중 미국의 영 능력자 ‘에드거 케이시’라는 사람이 예지몽으로 인류의 미래와 세계적인 환경변화 등의 예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과 세상에 관한 미래가 빼도 박도 못하게 확정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정 부분은 ‘어떤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건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입니다. 초등학교 무렵부터 반복하여 꾸었던 여러 가지 선명하면서도 비현실적인 꿈(夢)들이 몇 종류 있었습니다. 그중 최소한 두 가지는 확실하게 이루어져 현실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지금의 유치 초·중학교 자리가 과거에는 유치서교였습니다. 유치서교와 신풍마을 사이에 건축물은 전혀 없고 온통 논밭이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무렵부터 반복적으로 그 논밭에 건축물이 많이 들어서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논밭에 건축물이 들어서리라는 것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에 희한하게도 꿈에서는 그 자리에 건축물이 들어서곤 하였습니다. 이 꿈은 오래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 정말 신기하게 장흥댐이 들어서면서 그 자리로 면소재지가 옮겨오고 문화마을이 조성되어 이 꿈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새로 옮겨온 면소재지를 볼 때마다 매번 신기합니다. 인류의 운명이나 지구적인 변화, 혹은 국가의 운명에 관한 거창한 내용도 아니고, 나 개인의 미래에 관한 내용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작은 지역의 변화에 관하여 예지몽 비슷한 것을 나도 꾸었던 셈입니다.

두 번째로 꿈이 현실이 된 것은 한치마을까지 버스가 다니게 된 일입니다. 신작로가 생기기 전 조양에서 한치까지의 길은 냇가와 논둑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직전 해인 1972년 말에 한치의 신작로가 완공되어서 운 좋게도 나는 줄곧 신작로를 통해 학교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조양과 한치 사이에 신작로가 놓였다고 해도 그 길은 작은 트럭 한 대 겨우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좁은 비포장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한치의 길이 좋아지고 한치마을까지 버스가 들어오는 꿈을 또 반복하여 꾸었습니다. 이 꿈도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당시의 여건이나 상황만 놓고 보면 그 당시 누군가에게 “앞으로 한치에도 버스가 들어올 것이다”고 했다면 모두들 ‘정신 나간 소리’라며 비웃었을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길이 조금씩 넓혀지고 부분부분 시멘트 포장도 되고 하더니 급기야 몇 년 전부터 군내버스가 한치마을까지 드나들고 있습니다. 이 꿈 또한 현실이 된 것입니다.

전라남도 장흥군 유치면 조양리 인암마을 드론 촬영 사진 | 임성동
전라남도 장흥군 유치면 조양리 인암마을 드론 촬영 사진 | 임성동

그런데 많이 꾸었던 꿈 중에서 현실이 되었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꿈들도 몇 있었습니다. 하나 예로 들어보면, 국사봉의 도로와 차량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국사봉까지 차가 다닐 수 있는 찻길이 나고, 그 길로 차도 다니고 하는 꿈도 퍽 많이 꾸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국사봉에 찻길이 난 것이 아니니 이 꿈은 개꿈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억지로 갖다 붙이기로 하면 이 꿈도 일시적으로는 실현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비록 한시적이었지만 국사봉 정상과 가까운 능선부까지 산판 일을 하게 되어 포크레인이 임도를 냈고 딸딸이와 트럭이 한동안 임도를 다닌 적이 있으니, 그걸 가지고 ‘국사봉에 길이 나고 차가 다닌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의 지식수준이나 상식으로는 그 높은 산까지 임도가 생겨 딸딸이나 트럭이 다니게 될 것 또한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음에도 그런 일이 생겼으니 이 꿈도 절반은 맞은 셈 치고 있습니다. 

앞서 거론한 꿈들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오래도록 꾸었던 꿈 하나는 현실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흔히 ‘비행접시’나 ‘UFO(미확인비행물체)’로 일컬어지는 외계인의 우주선과 관련된 꿈입니다.

언제 처음 그런 종류의 꿈을 꾸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 비행접시류의 꿈은 질기기도 해서 거의 40대까지 꾸었던 것 같습니다. 외계인, 혹은 외계의 우주선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류는 20대 이후에 처음으로 접했으니 그런 정보나 자극에서 비롯된 꿈은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다만 어렸을 때 책에서 읽은 그런 유형의 정보가 입력되어 그게 꿈으로 변환되었을 가능성도 있기는 있습니다.

뭐가 되었건 시작 부분은 거의 패턴이 일정했습니다. 밤하늘 저 멀리 아스라한 곳에 섬광들이 무수히 나타나 점멸하다가 일시에 커지면서 하강합니다. 무수한 빛과 색채들이 현란하게 펼쳐지는 장면인데 어지러우면서도 화려합니다. 꿈에서도 그것이 곧 한치마을 혹은 꿈에서 내가 있는 장소에 착륙하게 될 것을 예감하게 되고 기어이 비행접시가 착륙합니다.

착륙 이후의 장면부터는 큰 틀에서 두 종류의 꿈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 유형은 비행접시의 존재들이 너무나 적대적이거나 무섭습니다. 아마도 지구 인류의 멸절이나 강제 개조, 그런 목적으로 온 것임을 꿈에서도 알아챕니다. 더할 나위 없는 공포에 휩싸이고 본능적으로 도망가거나 숨어야 합니다. 그러나 도망가거나 숨어보아야 헛일이고 반드시 잡히거나 들킵니다. 가끔은 맞서 싸우는 꿈도 있지만 그 또한 헛일입니다. 그러다가 목숨이 위태롭다고 느끼는 순간이면 약속이나 한 듯이 항상 잠이 깨거나 혹은 꿈이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바뀌게 되니 결코 꿈에서도 죽게 되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비행접시의 존재들이 굉장히 우호적이고 따뜻한 경우입니다. 이 존재들은 도움이 되는 그 무엇인가를 베풀려고 온 것임을 꿈에서도 압니다. 그러니 도망가거나 숨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 꿈은 따뜻하고 평화로워서 잠이 깨거나 꿈이 바뀌는 것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이런 비현실적인 꿈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꾸어왔던 것입니다. 40대 넘어서야 비로소 정신적 유아기를 벗어난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이런 유형의 꿈을 꾸지 않는데 아무튼 생생하고 오래 반복되었던 이 꿈은 아직 현실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천동설(지구중심설)의 시대를 지난 지 오래고 현대 과학에서는 이 우주가 수치상의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광활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듯합니다. 그런 가설 또는 연구 결과를 믿기로 한다면 이 지구는 크기의 면에서만 보면 우주 속에서 티끌의 티끌의 티끌의 티끌보다도 더 작고 미미한 존재일 것입니다.

이렇게 드넓은 우주에서 오로지 우리 지구의 인류만이 문명을 가진 생명체, 혹은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갖춘 생명체로 존재한다고 한정하고 보면 매우 미흡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경우, 도무지 우주가 이렇게까지 넓게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지 효율성 측면에서도, 논리적으로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게 됩니다. 오히려 이 우주 안에는 지구 인류 외에도 고도의 지적인 생명체, 문명을 이루고 있는 생명체, 여러 측면에서 지구인들을 뛰어넘은 존재들이 무수히 존재한다고 보아야만 비로소 우주의 광활함에 얼추 비례하는 타당한 추론이라는 소박한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또 하나, 지금까지 많이 쌓여 있는 여러 목격담과 증거들에 의하면 자연현상이 아니면서도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이는 물체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불과 2~3년 전에도 전남 무안군, 전북 전주시에서도 UFO가 포착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이런 유형의 기사는 힘들여 찾을 것도 없이 널려 있습니다.

나는 일찍이 이런 물체들이 외계의 우주선일 가능성도 조금은 열어두는 방향으로 생각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류보다 기술적·정신적인 면에서 진보한 지적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러한 존재들이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열어두는 것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다 겸허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 여러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문득 외계의 우주선이 불쑥 나타나 이 지구에 착륙하게 될 날이 올까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기록된 인류 역사에서 그런 일들이 없었던 것을 보면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있을 확률은 매우 낮을 것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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