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제철 식품’을 보약이라 불렀다. 그중에서도 겨울을 지나 지력을 회복한 땅에서 자라난 봄나물을 최고로 쳤다. 봄철 몸을 깨우는 맛과 영양가가 풍부한 봄나물 4가지를 소개한다.
▶ 요통·관절통 완화하는 ‘곰취’
곰취는 산나물 중에서도 부드럽고 쌉싸름한 맛과 은은한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단백질, 칼슘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요통이나 관절통을 완화하고 항암 작용을 한다. 혈액순환 개선, 기침과 천식에도 효과적이다.
곰취는 어린잎을 따서 쌈으로 먹거나 무침, 나물로 먹어도 좋다. 잎이 거세지기 시작하면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거나 간장 또는 된장에 무쳐 장아찌를 담가 먹을 수도 있다.
▶ 춘곤증 예방하는 ‘두릅’
독특한 향과 맛이 나는 두릅은 봄철 대표적인 산나물이다. 두릅은 ‘땅두릅’과 ‘나무두릅’으로 나뉜다. 땅두릅은 4~5월 돋아나는 새순을 잘라낸 것이고, 나무두릅은 나무에 달리는 새순을 말한다.
두릅은 칼륨과 철분, 인 등 무기질과 비타민C, 엽산, 베타카로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춘곤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신장 기능을 강화해 강장(強壯) 작용을 한다. 소화 촉진과 위궤양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
껍질에는 쌉쌀한 맛을 내는 사포닌이 많다. 사포닌은 면역력을 키우고 암 유발물질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두릅은 순, 잎, 뿌리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산적, 잡채, 김치 등 다양한 요리에 넣어 먹을 수도 있다.

▶ 체내 쌓인 염분 배출하는 ‘취나물’
짙은 향과 쌉싸름한 맛이 나는 취나물은 우리나라에서만 60여 종이 자생한다. 이 중 24종가량을 먹을 수 있는데 참취, 개미취, 미역취, 각시취 등 종류가 다양하다. 가장 빈번하게 밥상에 오르는 것은 ‘참취’다.
취나물에는 칼륨, 칼슘, 인, 철분, 비타민, 식이섬유소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특히 비타민A가 배추보다 10배 많다. 칼륨이 많아 체내 쌓여있는 염분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또 쿠마린 성분이 혈전을 막아주고 해독작용을 해준다. 항산화 기능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성분이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면역력을 향상하는 효과도 있다.
취나물은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쳐서 무침으로 해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데친 취나물을 햇볕에 말려 묵나물로 먹을 수도 있다. 묵나물은 들기름에 볶아 간장으로 간을 하면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해진다. 연한 잎들은 생으로도 먹을 수 있고, 볶거나 국이나 찌개에 넣어 먹는 방법도 있다.
▶ 치아와 뼈에 좋은 ‘고사리’
봄에 나는 햇고사리는 산나물의 별미다. ‘산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릴 만큼 영양소가 풍부한 고사리는 칼륨과 인, 아미노산, 엽산 등이 많다. 말린 고사리는 칼륨과 마그네슘, 철분 등 무기질이 더욱 풍부해진다.
고사리는 혈액을 맑게 해주고 빈혈,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면역력을 강화하고 콜레스테롤을 줄여 동맥경화에도 좋다.
고사리는 4~5월 어린 고사리순을 꺾어 데친 후 말려서 묵나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담가 쓴맛을 뺀 뒤 간장과 들기름으로 양념해 볶아 먹을 수 있다. 된장, 산초를 첨가해 무치거나 국거리로 이용해도 좋다. 전을 부쳐 먹거나 전분을 추출해 고사리 떡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