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2월 5, 2024
푸드초가공식품, 불안·우울·수면장애 요인…“마약처럼 중독돼”

초가공식품, 불안·우울·수면장애 요인…“마약처럼 중독돼”

초가공식품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호주 시드니대 등 국제 연구팀은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초가공식품이 우울증, 불안, 수면 장애 등 정신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 논문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했다.

초가공식품은 자연 식재료에 인공 감미료, 방부제, 색소 등을 첨가해 가공과 변형이 많이 된 음식을 말한다. 햄, 소시지, 라면,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과자 등 인스턴트식품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불안, 정신 장애 위험이 48~53% 증가했다. 수면 장애를 겪을 위험은 40∼66%,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 22%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심혈관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약 50% 증가했고, 제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도 12% 더 높게 나왔다. 이 밖에도 암, 폐질환 등 건강에 미치는 부작용이 무려 32가지에 달했다. 초가공식품이 신체·정신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단축한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초가공식품의 생산과 소비를 통제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책에는 초가공식품 포장 전면 표시, 광고 제한, 학교·병원 내 및 인근 판매 금지 등이 거론됐다.

초가공식품이 술, 담배처럼 중독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 애슐리 기어하트 교수 연구팀은 8주간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에는 지방과 당분이 높은 초가공식품 간식을, 다른 그룹에는 일반 간식을 제공했다.

그 결과 초가공식품을 먹은 참가자들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 부위 활동이 훨씬 활발해진 것으로 관찰됐다.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면 뇌를 빠르게 자극해 쾌락, 동기 부여, 학습에 관여하는 보상 체계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효과는 담배, 알코올, 마약 등을 사용할 때와 비슷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중독 현상 원인에는 초가공식품의 생산 방식을 꼽을 수 있다.

초가공식품 제조업체들은 제조 공정에서 재료의 수분과 식이섬유를 제거하고 세포 구조를 파괴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품은 쉽고 빠르게 먹고, 소화할 수 있다. 또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되고 빠른 속도로 뇌를 자극해 중독되게 한다. 특히 초가공식품에는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어 더욱 중독성이 높다.

기어하트 교수는 “초가공식품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은 니코틴, 알코올 등 각종 중독성 약품에 버금간다”며 “초가공식품에 빠진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소비하면서 끊지 못한다. 섭취량을 줄이려 하면 과민, 불안 등 금단증상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2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총 섭취 열량의 4분의 1가량(26.2%)을 초가공식품을 통해 얻고 있다.

관련소식

인기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