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인류가 확인한 외계행성은 5602개다. 우리은하에만 최소 100억 개 이상의 행성이 있다는 학계 추정을 고려하면 인류가 발견한 외계행성 비율은 겨우 0.00000006% 정도다.
외계행성은 태양계 밖에서 태양이 아닌 다른 별(항성) 주위를 도는 모든 행성을 포함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별과 달리 외계행성은 어두워 눈에 잘 띄지 않아 직접 관측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계행성이 지구와 거리가 아득히 먼 것도 관측이 어려운 요인 중 하나다. 가장 가까운 외계행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b’도 지구에서 약 4광년 떨어져 있다. 1광년이 약 9조4607억㎞인 점을 고려하면 37조8428억㎞가량 먼 거리에 있는 셈이다.
NASA가 발견한 외계행성 대부분은 우리은하 내 은하수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하 행성이라도 인류가 있는 태양계에서는 수천 광년 떨어진 거리다. 이렇듯 아득히 멀고 어두운 외계행성은 대부분 직접 관측이 아닌 간접 증거를 통해 발견한다.
NASA에 따르면 외계행성을 찾는 간접 방법에는 모항성의 밝기 변화, 별과 행성의 질량으로 인한 위치변화, 중력, 별의 미세한 움직임 측정 등이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약 90%(5000개 이상)는 별의 밝기 및 위치 변화를 통해 확인됐다.
그중 별의 밝기 변화 측정은 외계행성을 관찰하는 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다. 외계행성도 기본적으로 모항성을 공전하고 있다. 별 관측 과정 중 빛이 줄어들었다가 다시 회복되면 외계행성이 해당 별을 공전하다가 가린 것으로 파악하는 식이다. NASA는 이를 통해 행성 크기와 공전주기, 고리의 유무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계행성이 제대로 관측되기 시작한 건 2009년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발사된 이후부터다. 케플러의 발사 목표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는 것이었다. 2018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케플러는 약 2600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NASA는 이후 데이터 분석 등을 거쳐 외계행성 4000여 개를 찾을 수 있었다.
외계행성과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꾸준히 계속됐다. 2013년 스피처, 2018년 TESS(외계행성 탐사 위성), 2021년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발사됐다. 오는 2026년 발사 예정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은 최첨단 관측 장비를 탑재, 모항성보다 10억 배 어두운 외계행성까지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인류가 광활한 우주를 속속들이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학계에 따르면 우리은하와 같은 외부 은하의 개수는 현재 관측 가능한 범위에서만 수천억 개에 달한다.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외계행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반면 현재 인류가 발견한 외계행성은 고작 5600여 개에 불과하다. 인류의 과학이 앞으로 얼마간 발전한다 하더라도 우주의 참모습을 다 밝혀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