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링컨센터, 프랑스 팔레 드 콩그레 등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미국 션윈예술단이 한국을 찾는다. 2025 월드투어 중인 션윈예술단 아시아투어팀은 오는 5월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공연을 기다린 국내 팬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에서 환영받는 예술단이지만 중국 당국의 방해로 국내에선 해마다 공연장 대관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미국에 기반한 션윈예술단의 내한 공연을 방해한다는 건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매년 션윈 방한 소식만 들리면 션윈을 비방하는 기사와 블로그 글, 번역기를 돌린 듯한 어설픈 한국어로 작성된 소셜미디어(SNS) 글이 도배되는 기이한 현상이 반복된다. 이는 션윈의 탄생 배경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49년 집권한 중국 공산당은 무신론을 기반한 문화대혁명을 통해 전통 가치관과 5000년 문명을 처참하게 말살했다. 이 시기 표현과 창작의 자유가 억압된 중국 예술가들은 대거 해외로 이주했다. 이들 예술가 중 진선인(眞善忍. 진실, 선량, 인내)을 기치로 심성을 닦는 파룬궁(‘파룬따파’로도 불림) 수련생들이 2006년 미국 뉴욕에 설립한 극단이 션윈예술단이다.
‘션윈(神韻·신운)’은 ‘천상의 존재가 추는 춤의 아름다움’을 뜻한다. 전통문화와 정신적 유산을 복원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션윈은 단원들의 탁월한 기량과 뛰어난 무대 연출로 미국 주류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07년 첫 월드투어 당시 1개 예술단으로 시작한 션윈은 현재는 8개 예술단으로 성장했다. 미국 뉴욕 링컨센터, 워싱턴DC 케네디센터, SF 오페라하우스 등을 비롯, 영국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 프랑스 파리 팔레 드 콩그레,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극장 등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매년 대부분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션윈이 갈 수 없는 나라도 있다. 중국,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와 중국의 입김이 크게 미치는 일부 나라다. 션윈이 국제적 인기를 끌며 영향력이 커지자 공산주의 중국은 자국 내 공연을 금지했다. 션윈이 공연을 통해 공산당이 파괴하기 전 찬란했던 중국의 5000년 전통문화와 인류 보편적 가치, 도덕 등을 무대 위에 재현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하 공산당)에 큰 두려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중국 공산당은 그간 우리나라와 같은 친중 국가들을 압박해 집요하게 공연을 방해해 왔다. 가장 일반적인 방해 수법은 극장 측에 외교·경제 협력 등을 구실로 대관 취소 협박을 가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션윈 공연이 예정된 강원대(백령아트센터)에서 학내 중국 유학생 반발을 이유로 공연장 대관 계약을 돌연 취소했다. 공연 주관사 측은 19일 법원에 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고 티켓판매를 유지 중이다.
우리나라 국립대학교가 공산주의 체제에 세뇌된 일부 중국 유학생들의 눈치를 보며 자국민의 정당한 문화생활을 방해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션윈은 전 세계 수많은 예술가와 정·재계 인사가 찬사를 보내는 월드클래스 공연이다. 션윈을 좋아하는 국내 팬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집에서 먼 지역까지 장거리 이동도 마다치 않는다. 중국인 유학생 때문에 션윈을 기다려온 한국인, 특히 춘천 지역민들이 세계 정상급 공연을 볼 기회를 잃어버려선 안 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은 각 교단에 션윈 공연 관람 자제를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해 논란이 일었다. 한교총은 션윈 공연이 파룬궁 교리를 예술로 은유해 표현하고 있다며 ‘문화예술을 가장한 종교 포교’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삽시간에 포털 사이트 ‘션윈’ 검색 결과 페이지를 도배했다. 관련 내용으로 션윈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오해와 반감을 사기 쉬워 결과적으로 션윈 브랜드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
션윈은 초정치·초종교·초문화 공연으로 정평 나 있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도덕, 전통 사상을 담고 있어서다. 높은 예술성과 철학적 깊이를 인정받은 션윈은 세계 각국 주요 공연장에서 매년 초청받고 있다. 특히 서구 기독교 국가에서 열광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링컨센터 18회 공연은 시야가 가려 무대 일부가 보이지 않는 이른바 ‘사석 티켓’까지 오픈될 정도다. 션윈이 단순히 ‘종교적 공연’이었다면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으며 크게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션윈 무대는 약 20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고대 삼황오제(三皇五帝)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설, 민담, 역사적 사실을 넘나든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서유기(西遊記)’ 등 소설 이야기도 매년 빠지지 않는 소재다. 신을 믿고 진선인을 추구하는 신념 때문에 중국에서 박해받는 파룬궁 수련생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많은 프로그램 중 파룬궁 관련 내용이 일부 포함된 것이 바로 한교총이 문제 삼는 점이다.
2023년 2월 이지용 계명대 중국어중국학과 교수는 서울 국립극장에서 아내와 함께 션윈 공연을 관람했다. 당시 션윈이 종교적 공연이라는 비판에 대해 기자가 의견을 묻자 이지용 교수는 “종교와 문화는 구분할 수 없고, 우리의 문화유산 정신세계에는 종교적인 내용이 당연히 들어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문학 모든 것이 사실은 종교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션윈을 종교적 공연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임동택 목사는 “무슨 주제를 다루든 우리 각자의 재능을 최대한 예술로 표현하는 몸짓은 하나의 작품이고, 귀하게 여기고 높이 사야 한다”며 “션윈은 굉장히 무게 있는 예술이고 아주 멋진 작품”이라고 밝혔다.
션윈이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펼치며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션윈 무대만의 특별함 때문이다. 단원들의 높은 예술성과 고난도의 중국 고전 무용, 아름다운 의상, 동·서양 악기가 어우러진 라이브 오케스트라, 대형 3D 애니메이션 영상 기술로 제작된 무대 배경 등은 션윈이 아닌 다른 공연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 공연을 본 많은 관람객은 흔히 ‘마치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신비로운 느낌과 좋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가정의 달 5월, 2025 월드투어 션윈 내한 공연이 예정됐다. 가족과 함께 무대 위에 펼쳐지는 신비한 여행을 떠나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전통문화를 되새겨볼 좋은 기회로 보인다. 공연은 오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총 8회 열린다. 5월 1~3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5월 7일 춘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5월 9~10일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티켓 예매 등 자세한 내용은 션원예술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