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고 진분홍빛의 철쭉이 상춘객을 기다린다. 철쭉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에서 자란다. 나들이 떠가기 좋은 봄철, 가족·연인과 함께 즐기기 좋은 철쭉 명소 4곳을 소개한다.
▶ 합천 황매산철쭉제
경상남도 합천군은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12일까지 가화면 둔내리 황매산군립공원에서 ‘합천 황매산 철쭉제’를 개최한다.
황매산(1108m)은 전국 최대 규모의 철쭉 군락지로 꼽힌다. 매년 봄, 드넓은 진분홍빛 산상 화원이 펼쳐지는 봄꽃 명소 중 하나다.
철쭉 군락지인 정상 부근까지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점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장점이다. 올해로 28회를 맞이한 이번 축제에서는 문화예술공연, 전통놀이 체험, 보물찾기, 나눔 카트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축제장 인근에는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과 먹거리 부스도 마련된다. 축제 기간 셔틀버스도 운행해 관광객들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 군포 철쭉축제
4월 20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군포시 철쭉동산 일원에서 ‘군포 철쭉축제’가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철쭉동산은 자산홍·산철쭉 등 철쭉 20만 그루가 군락을 이룬다. 진달래와 비슷한 철쭉은 꽃잎에 점무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군포 철쭉축제는 해마다 관광객 90만 여명이 방문하는 인기 명소다. 지난해에는 ‘경기관광대표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상설 공연, 드론 쇼, 대형 철쭉꽃 갤러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 장흥 제암산 철쭉
전라남도 장흥군 제암산은 여유롭게 만개한 철쭉을 즐기기 좋은 장소다. 사자산 하단부에서 시작되는 철쭉은 제암산 정상 부근까지 화려하게 만발한다.
사자산~간재삼거리~곰재~곰재를 잇는 능선은 제암산에서 가장 유명한 철쭉 군락지다. 진분홍빛 철쭉 군락에 소나무 몇 그루를 빼고는 잡목 하나 없어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여러 산행코스가 있지만 장동면 감나무재에서 출발해 작은산~큰산~제암산 정상~곰재~사자산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종주 코스는 제암산 철쭉을 제대로 만끽하기 제격이다.
▶ 남원 바래봉 철쭉
매년 봄이면 전라북도 남원시 바래봉 정상 부근 철쭉 군락이 온통 진분홍빛으로 물든다.
바래봉 철쭉은 특별한 사연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인 1972년, 남원시 운봉읍에 면양 시범농장이 들어서고, 바래봉 일대에서 면양을 방목했다. 당시 면양 수천 마리가 바래봉 일대를 휘저으며 나뭇잎과 풀을 모조리 뜯어 먹었다.
하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은 면양이 먹지 않아 그대로 남았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고 면양의 이동 경로에 따라 철쭉 영역이 확대돼 지금의 군락을 이뤘다는 게 정설이다. 1990년 이후 면양 방목이 중단되고 바래봉 철쭉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
바래봉 철쭉은 가축유전자원시험장 인근 철쭉 군락이 가장 먼저 개화한다. 4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해 5월 초순에 8부 능선, 5월 중·하순이면 정상 부근까지 만개한다.